보드게임은 무기물보다는 유기물과 같다. 잘 설계된 구조를 만들어서 작동하기 보다는 생명체 같이 변화하고 진화한다. 그래서 예측에 기반한 디자인은 쉽게 실패한다.
이번 게임은 내가 좋아하는 테트리스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처음 아이디어는 푸쉬 유어 럭 요소가 있는 테트리스였다.
주사위 결과에 따른 모양으로 공간을 채워가면서, 동시에 주사위 눈금에 해당하는 숫자를 해당 칸에 기입하도록 하고, 같은 숫자가 많이 연결될 수록 큰 점수를 얻도록 하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점수를 곧장 주는 것이 아니라, 잘 연결시켜둔 숫자들을 획득하는 것도 주사위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고 싶었다.
“흔들어봐! 헬프요정(Schüttel's)”에서 느꼈던 “조금 더 키워서 먹을까? 아니면 안전하게 당장 먹을까?”라는 고민을 테트리스 메커니즘 속에서 주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첫 프로토는 다음과 같다.

이전에 만들었던 다이슨 크루소(Dieson Crusoe)처럼 사용한 주사위가 다음 턴에 영향을 주게 하고 싶었고, 세로줄을 꽉 채웠을 때 해택도 주고 싶었다.
하지만 게임을 몇 턴 플레이 해보니, 우선 공간이 너무 넓었다. 꽤 여러 턴 플레이 한 것 같은데, 지도의 반도 못 채웠고, 공간을 채워가는 것이 너무 쉬웠다. 따라서 우선 지도를 더 줄여야했고, 모양을 배치할 때 좀 더 고민하도록 방해요소나 점수 요소를 넣고자 했다. 3칸 짜리 블럭은 공간 채우는 난이도를 너무 쉽게 하는 요소였기에 제거했다.
“핏츠 (FITS)”에 있었던 공간을 비워두면 점수를 주고, 반대로 채우지 않으면 감점을 주는 요소를 넣어보았다.

테스트를 해보니, 숫자를 연결시키는 것에서 추가로 연결된 숫자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예상보다 그다지 재밌는 고민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별도의 획득 행동을 없에고, 연결된 숫자 그룹에 곧장 점수를 할당하도록 바꾸었다.
세로만이 아니라, 가로줄을 채우고 싶도록 고민할 수 있도록, 가로 보너스 점수를 추가하였다. 그렇게 첫 공개 프로토 타입이 만들어졌고, 게임 이름은 임시로 “다이스+테트리스 = 다이트리스(Dietris)”로 정하였다.



위의 다선 번째 버전 프로토 타입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테스트를 시켜주었고, 보드라이프에도 공개적인 피드백을 받기 시작했다.